메모리칩에 프로그램을 입력하는
단순노동자에서 검사원으로,
검사원에서 수리기사로,
공장 안에서 나름대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며
슬기로운 직장생활을 했다.
주ㆍ야간 2교대로 12시간씩 일하면서도 퇴근 후에
동료들과 함께하는 소주 한 잔이 너무나 행복했다.
야간근무가 끝나면 으레 해장국집에서
일 얘기, 사랑 얘기, 사는 얘기, 술잔에 얹어
주거니 받거니 하며 노동의 무게를 덜어내곤 했다.
얼마 전 그 시절의 직장 동료들을 만났다.
20대에 만나 40대가 되었지만,
그때의 추억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고스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.
왕왕 기계 소리가 울리는 공장에서 일하던 스무 살 소녀가 공무원이 된 사연,
그리고 공무원이 되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었던
공직생활의 실상을 이야기해보려 한다.
지금, 이 시간에도 노량진 어딘가에서 쪽잠을 자며,
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서,
기계 소리 왕왕 울리는 공장에서 꿈을 펼치지 못한 채
야간근무를 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다.
◆ 충청남도교육청 교육행정직 공무원
◆ 따뜻한인터뷰협동조합 이사
◆ 예산군 소식지 편집위원
인생에서 방황하지 않고 처음부터 정해진 길을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?
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이다. 정해진 길은 없다.
그저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이 곧 길이요, 방향이다.
나의 첫 직장은 휴대전화 공장이었다.
그런데 지금은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되어있다.
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묻는다면 운이 반, 노력이 반이라고 대답할 것이다.
운도 실력이라고 누군가 말했다. 천번 만번 공감하는 말이다.
그런데 그 절반의 운도 어쩌면 노력이 만드는 것 같다.
살면서 운 좋은 경험을 얼마나 할까? 찬찬히 생각해 보면
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좋은 일이 나를 거쳐 갔다.
지금, 이 순간에도 나는 운이 좋아 이 글을 쓰고 있다.
- 네이버 검색: 조은미 / 닉네임: 따뜻한 작가
- 공무원 / 작가 / 조은님책방 대표